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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김진표 회고록 이 책은 김진표라는 한 정치인의 회고록입니다. 정치인으로서는 별로 인기가 있었던 것 같지 않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5선 정도 했고, 나중에 국회의장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민주당 내에선 온건파에 속했고 그래서 민주당 내 열렬 지지층에게는 욕도 좀 많이 먹었죠. 그런데도 당내에서는 원내대표도 했고 행정부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여러 차례 맡기도 했습니다. 김대중 정권 때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국무조정실장을, 노무현 정권 때는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맡은 이력이 있습니다. 부총리까지, 그것도 경제, 교육 두 개에 걸쳐 맡았던 것을 보면 무엇인가 특출한 능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의 이력을 보면 박정희 정권 때부터 관료 생활을 시작했고 김영삼 정부 때는 재무부..

한국사는 없다.

저자유성운 출판페이지2북스 | 2024.8.5. 도발적인 제목이 붙은 책은 싫어하지만 그래서 읽게 된 이유 일단 제목이 도발적입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확 끌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제목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실제 내용은 별로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런 제목의 책으로는 『일본은 없다』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전여옥이라고 아시죠? 2-3년 전까지 정치 프로그램에 패널로 자주 나왔던 사람입니다. 보수 진영 쪽 사람인데, 좀 센 발언을 많이 해서 반대 쪽에서는 싫어하는 사람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쓴 책인데, 출판 당시 제법 많이 팔렸습니다. 저도 그 책을 읽어봤는데 재미는 있었으나 겉핥기 같다는 느낌이 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표절 의혹도 있었고 여러 가지 비판도 많이 받았..

환대를 해 주어야 할 의무

사람은 어떻게 사람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사람, 장소, 환대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62206819?cat_id=50005775&frm=PBOKMOD&query=%EC%82%AC%EB%9E%8C+%EC%9E%A5%EC%86%8C+%ED%99%98%EB%8C%80&NaPm=ct%3Dm2l9kc8g%7Cci%3D7671c0554704aaa0ac92f675130c10db974c6899%7Ctr%3Dboknx%7Csn%3D95694%7Chk%3D423e945fb3c59e4ec691d183b13750f91323864e  사람, 장소, 환대 : 네이버 도서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search.shopping.naver.com   먼저 책의..

당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면?

나 자신으로 남아 있을 때 삶을 떠나기로 선택한 남편IN LOVE사랑을 담아  이 책은 논픽션입니다. 지은이는 에이미 블룸이란 여성입니다. 미국 작가이며 심리치료사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남편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습니다. 남편은 알츠하이머병이 더 진척되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전에 죽을 결심을 합니다. 아내인 작가도 이에 동의하고요.  그래서 스스로 선택한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오랜 조사 끝에 “디그니타스”라는 기관을 알아내고 여기서 삶을 마감합니다. 디그니타스는 자살을 도와주는 기관입니다. 약물을 투여해서 당사자가 가급적 고통스럽지 않게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의학적으로 도와줍니다. “동행자살”또는 “조력자살”이란 용어를 쓰네요.   조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왜 행복할까 / 행복한 나라의 조건

행복. 참 흔하게 쓰는 단어입니다.   삶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모든 목표의 궁극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돈과 권력을 갖고 싶어하는 것, 건강해지고자 하는 것, 가족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 이 모두가 바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종종 행복에 대해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저는 아직 스스로 행복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긴 좀 어렵습니다. 제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습니다. 가까운 친구들과 좀 깊은 얘기를 나누다보면 거의 대부분 요즘 힘든 것, 고민에 대해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아직도 미래는 불확실하고 지금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 발표되는 각종 사회적 지표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얘기로 가득합니다. 경제도 안..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두 권의 책

우연히 먹는 것과 관련된 책 두 권을 동시에 읽게 됐다. 한 권은 『전쟁 같은 맛/그레이스M.조』, 다른 한 권은 『먹는 인간/헨미 요』전쟁같은 맛은 어떤 맛일까? 『전쟁 같은 맛』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 2세가 쓴 논픽션이다. 저자의 엄마는 기지촌 여성이었다. 조현병 환자였던 엄마는 음식을 잘 먹지 않았는데 특히 분유에는 입도 대지 않았다. 영양소 섭취 때문에 걱정하는 딸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 맛은 진절머리가 나.” “전쟁 같은 맛이야.”미국의 식량 원조를 기다리던 신부는 이렇게 회상한다. “‘양키’가 우리를 구하려 왔다는 말을 들었어요..... 쌀이나 보리를 기다리던 차에, 먹을 게 넉넉히 올 거란 생각에 침을 흘렸죠..... 그랬는데 분유만 끝없이 쏟아졌고, 그걸 타서 마시는 사..

유후인보다 나가사키 - 일본 근대화의 마중물

일본 여행 많이 가시죠? 일본 중에서도 규슈는 거리가 가까워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중 하나입니다. 한 시간 정도면 가니까요. 규슈의 최대 도시 후쿠오카는 오사카, 도쿄와 더불어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도시입니다. 홈쇼핑에서도 규슈 여행 상품이 많이 팔리는데요, 여행 일정 중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 유후인입니다. 아주 예쁜 거리로 유명한 동네죠. 그런데 저는 규슈 중에서 가장 가볼 만한 곳, 가봐야 하는 곳은 거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유후인보다 볼 것도 많고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도 많은 곳이 규슈에는 수두룩하게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나가사키를 가장 우선으로 뽑습니다.    규슈에는 일본 근대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역사적 장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 유일의 개항장이었던 나가사키..

클라라와 태양 / 죽을 아이를 대신해서 내 아이가 되어주렴.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나"를 "나"이게끔 하는 무엇이 있는가? 한 개인의 외모만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 더 나아가 감정까지 복제될 수 있다면 "나 만의"이란 말은 성립할 수 없다. 이 모든 걸 복제해서 다른 개체에 붙여넣기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상상이 존재하는 시대다. 이를 통해 영생을 꿈꾸기도 하는 그런 시대다. ​ "우리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지니고 살죠. 마음 한편에서 그걸 붙들고 버리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내면에 가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계속 믿고 싶어 해요. 하지만 그런 건 없어요.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중략) 조시 내면에 클라라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두 번째 조시는 모조품이 아니에요. 정확히 똑같은 존재니까 당신이 지금 조시를 사랑하는 ..

정말 능력 때문에 성공하는 것일까?

계급천장샘 프리드먼 + 대니얼 로리슨 지음 / 사계절 출판사 / 2024년 2월 발간 고현정을 아시나요?   한국의 배우 고현정을 아시나요? 배우 고현정은 요즘 젊은 세대 중에서는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20대 이상이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배우입니다. 1990년대 중반 TV로 방영되었던 란 드라마로 일약 전국적 스타가 되었죠. 왜 배우 고현정 얘길 꺼내냐 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떠올라서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가 전국적 선풍을 타고 난 후 얼마 안되서였을겁니다. 그녀가 국내 최고의 재벌인 삼성가로 시집을 갔죠. 그 당시엔 막연히 삼성 집안 아들 중 한명이겠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가장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 딸 집안의 외동아들에게 시집을 간 거였습니다. 국내 최대 ..

옷벗기며 놀리기 - 연극 strip tease

자계예술촌의 연극 strip tease 에 대한 해석오늘 영동문학관에서 연극 한편을 봤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배우와 관객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 대화를 듣고 나서 이 연극에 대한 해설을 좀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연극을 본 사람들, 혹은 앞으로 그 연극을 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연극에 대한 감상 혹은 해석  모든 예술작품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습니다. 굳이 작가의 의도를 몰라도 된다는 얘기도 그 중 하나죠. 그냥 독자 혹은 관객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감상하면 되다는 얘기입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작품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무엇이다, 라고 해설하는 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각자 해석하면 그만이니까요. 독자, 혹은 관객의 자율성을 존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