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먹는 것과 관련된 책 두 권을 동시에 읽게 됐다. 한 권은 『전쟁 같은 맛/그레이스M.조』, 다른 한 권은 『먹는 인간/헨미 요』전쟁같은 맛은 어떤 맛일까? 『전쟁 같은 맛』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계 이민 2세가 쓴 논픽션이다. 저자의 엄마는 기지촌 여성이었다. 조현병 환자였던 엄마는 음식을 잘 먹지 않았는데 특히 분유에는 입도 대지 않았다. 영양소 섭취 때문에 걱정하는 딸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 맛은 진절머리가 나.” “전쟁 같은 맛이야.”미국의 식량 원조를 기다리던 신부는 이렇게 회상한다. “‘양키’가 우리를 구하려 왔다는 말을 들었어요..... 쌀이나 보리를 기다리던 차에, 먹을 게 넉넉히 올 거란 생각에 침을 흘렸죠..... 그랬는데 분유만 끝없이 쏟아졌고, 그걸 타서 마시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