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비엔날레가 시작되었다. 올해 12월 1일까지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 볼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핑게로 광주 나들이 하는 것도 괜찮다.
가볍게 비엔날레를 즐기고자 한다면 양림동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광주역이나 옛 전남도청과도 가깝다. 구도심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마을이다. 구도심들이 다 그렇듯 이곳 역시 쇠락해 가고 있었는데 그런 마을을 일종의 문화 컨텐츠로 살린 마을이다. 잘 살린 건지에 대해서는 평가하는 사람마다 다르겠다.
펭귄마을이라든지 무슨 무슨 고택, 그리고 예쁘게 장식한 카페보다는 양림동에서 더 관심 갖고 볼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선교다.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이 이곳에 주로 머물면서 선교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 나중에 5.18 민주화 운동에도 직간접적으로 간여하기도 했다. 여하튼 한국 선교의 역사에서 양림동은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다.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같은 동네에 양림교회가 3개가 있다는 거다. 기독교장로회, 합동측, 통합측 이렇게 3개다. 합동, 통합은 예수교 장로회에서 나눠진 단체다. 기독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복잡할거다. 이러한 분화에 대해서도 좀 알고 나면 재미있다. 뭐 그리 자랑스런 모습은 아니다.
비엔날레 일부를 양림동에서 열기도 하지만 원래 양림동에는 미술관이 몇 곳 있었다. 유명인의 고택도 있고 해서 미술관들이 자리잡기 좋은 곳이다. 서울의 서촌이나 북촌 비슷하게 말이다. 펭권 마을부터 골목으로 이래저래 돌아다니다보면 비엔날레 전시를 하고 있는 공간과 마주치게 된다. 한 두 점 전시해 놓은 곳도 있다. 이번 전시는 주제가 판소리다. 청각에 관심을 갖고 보면 된다.
펭귄 마을은 가본 사람들이 좀 있을테다. 이른바 <마을 만들기> 하는 곳에서 선진지 견학으로 자주 찾는 곳이다. 나름 공을 들여 꾸며놓았다. 잘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중간 중간 문닫은 가게들이 있는 것으로 봐선 아주 긍정적이지만은 아니듯하다.
내가 간 날이 토요일이었는데도 마을은 한적했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나 미술품 보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여서 다행스러웠다. 펭귄마을 보고 골목 누비다가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들어가 쉬면 된다. 마을 중심에 <10년 후 그라운드>란 공간이 있다. 거기가서 그냥 물만 마시고 쉬어도 된다. 그 공간안에 카페도 있으니 이용해도 좋다. 비엔날레 기간만 한정된 건지는 몰라도 카페를 이용한 영수증이 있으면 공용주차장을 5시간이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공용 주차장은 마을 입구에 있다. 제1공영 주차장 이렇게 검색해야 된다.
위 사진은 양림 미술관에 전시된 캐나다의 미술품들이다. 에스키모 문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1층과 지하에 전시되어 있다. 산책 겸 가다가 들릴만하다. 바로 옆에 선교사 유진0 전시관도 있으니 함께 가 봐도 좋다. 오르는 길, 사직도서관 근방에 이 동네 선교사들에 대한 설명 알림판들이 있다. 자세히 읽어볼 만하다.
위 사진은 마을 지도. 아래 사진은 아까 말한 주차장. 어떤 네비는 마을 안쪽 공영주차장으로 안내하는 데 거기 주차공간은 아주 좁다. 여기에 주차해야 한다. 2시간은 공짜다. 뭐 먹으면 5시간이다.
체력이 되면 옛 전남도청에 가보면 된다. 이제 이름이 <아시아 문화전당>이던가? 볼 만하다.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그곳의 공간 구성은 흥미롭다. 논란도 꽤 많았던 곳이다. 옛 도청 흔적을 다 없앴다고 비난도 많았던 곳인데, 난 개인적으로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매우 창조적인 공간이다. 아마 황지우 시인이 그걸 주도했던 걸로 알고 있다.
먹는 것은 아무데서나 먹으면 된다. 오랫동안 이곳 광주 단체 소개 받아 맛집이란 곳 가 봤는데 다 그게 그거다. 배고프면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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