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아르차 국립공원
수도인 비쉬켁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우리가 갔던 날이 마침 토요일이라서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 사람들이 주말에 쉽게 찾아가는 곳으로 보인다.
등산객 중에는 한국인도 있고 일본인, 중국인들도 있다. 유럽에서 온 듯한 백인들도 많이 보였다.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중국인들을 종종 만났다. 식당에 들어갈 때 종업원이 '니하오'라고 인사할 때도 있었고 어느 곳에서는 지나가는 아이들이 '니하오'하면서 인사를 하기도 했다. 중국이 가까우니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 듯하다. 이곳 사람들에게 중국인들은 부자 나라라고 여겨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폭포까지 다녀오는 걸로 계획했고 여행 일정표상 예상 시간은 2-3시간이었다. 가벼운 산책 정도로 생각했는데 본격적인 등산이었다. 모두 5시간 정도 걸렸다. 폭포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만은 않다. 처음에 경사도가 제법 높은 코스를 지나야했다. 2/3정도 지점에 가면 계곡물이 흐르는 지점이 나온다. 눈 녹은 물이라 엄청 차갑다. 10초 이상 발을 담그기 어려울 정도다. 그쯤에서 돌아갈까도 멀리 폭포가 보여 좀 더 갔다 왔다.
이곳의 산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산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기본이 3천미터이고 멀리 5천대의 고봉들이 줄이어있다. 눈에 보이는 고봉이 최고 높이라 생각했는데 그 뒤에는 더 높은 산들이 줄어어 있었다. 텐산산맥의 고봉들이다.
그 장대함은 한국의 산에서는 접할 수 없는 것들이다. 굳이 해외여행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장관을 보기 위해서다.
송쿨호수
다음날 향한 곳은 송쿨호수다. 비쉬켁에서 이식쿨호수에 접하고 있는 발락치를 잠시 들렸다가 송쿨호수로 가는 일정이다. 서울에서 잡은 일정표는 발락치까지 2시간40분, 발락치에서 송쿨까지 2시간 이렇게 잡혔다. 실재는 훨씬 더 많이 걸린다. 비쉬켁에서 송쿨까지 쉬지 않고 가도 7시간은 잡아야 한다. (18인승 버스 기준) 코스 중 비포장도로만 2시간 넘게 있다. 혹시 다른 교통수단 그러니까 짚차를 이용하면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비포장 구간에서 속도가 다르다. 송쿨호수에 도착해서도 묶는 유르트 위치에 따라 도착 시간은 차이가 난다. 우리는 끝에 있는 유르트라 거기에서만 30분이 걸렸다.
송쿨까지 가는 길에 대한 감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다. 지겨울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았다. 끊임없는 초원, 사람이 살지 않는 무한한 산능선, 그 높은 곳에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 염소, 말들의 모습들. 송쿨호수가 해발 3,016km이니 거기를 가기 위해 3,400km 이상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가도가도 끝없을 것 같은 비포장 산길을 지나면서 만나는 광경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송쿨호수는 이번 여행 중에 가장 기대를 가졌던 곳이다. 좀 일찍 도착해서 여우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해질 무렵에야 도착했다. 다행이 해가 다 지지 않아 어느 정도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밤하늘은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광할한 밤하늘에 가득 찬 별들, 은하수, 별똥도 보았다. 내 기대가 너무 컷는지 "쏟아지는 듯한" 정도는 아니었다.
최고는 다음날 아침에 했던 승마체험이다. 1시간 반 정도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등선을 올랐다. 개인적으로 마부가 말을 잡아주는게 아니고 한두명의 마부가 앞 뒤에서 안전을 살피고 각자 말을 모는 진짜 승마다. 말들도 크고 순해서 재미가 엄청나다. 막 달리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타박타박 뛰는 정도도 경험해 봤다. 말 타는 것도 재미있지만 말 위에서 보는 송쿨의 장관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것만으로도 그 먼 거리를 달려온 것이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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