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키르기즈스탄 여행을 다녀왔다.
일정은 7박 9일, 8월 9일부터 17일까지다. 가는 항공편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경유했고 돌아올 때는 알마티에서 출발했다. 일정 중 두 국가 국경을 육로로 넘었다.
주요 방문지는 비쉬켁 (키르기즈스탄의 수도) - 송쿨호수 - 알틴아라샨 - 알마티(카자흐스탄 최대 도시)다.
비쉬켁에서는 알라아르챠 국립공원을 다녀왔고 이동 중에 스카즈카캐년, 차른캐년 등을 들렸다.
이곳 여행 전에 간단히 러시아어 - 발음기호 수준 -을 공부하고 온 친구가 있었는데, 여러모로 쓸모가 있었다. 권한다. 이곳 역사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좀 더 재밌는 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
총평을 먼저 하자면, 가족 여행으로는 적절치 않은 곳, 대자연을 날 것 그대로 체험하고자 한다면 가장 좋은 곳,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곳이니만큼 가급적 젊었을 때 가야할 곳 이 정도다. 물론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누구랑 같이 가느냐"일텐데 이번 여행은 40년 지기 친구들과 같이 간 만큼 개인적으로는 아주 행복한 여행이었다.
여행기는 일정 순서에 따르되 개인적 인상을 중심으로 남기려 한다. 이번 일정은 키르기즈스탄의 동북쪽에 불과한 만큼 이 나라 전체 여행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
키르기즈스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 가장 우선적으로 만나게 되는 단어가 "최빈국"이다. 일인당 GDP가 천 불 정도 - 어디에는 4천불 -라 한다. 가난이 어느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단지 숫자로 알 수는 없다. GDP란게 사실 실재 삶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들도 많고 지역 차이도 있고 해서 그렇다. 첫날 그곳 젊은이들도 자주 찾는 맥주집에 갔었는데 맥주 한 잔에 4천원 정도했다. GDP 숫자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무척 가난한 나라라는 것은 공항에 도착해보면 바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옛날 김포공항이 저랬을까 싶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서도 가난은 바로 보인다. 갓길의 집들, 간판, 가로수, 도로의 포장상태, 낡은 중고차들, 먼지.....
이 나라에 머물면서 자주 국가의 부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누군가 돈을 벌고 세금을 내고 그것으로 도로를 내고 안내판을 세우고,,,,, 국가의 부는 한 사회의 서비스 수준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의식만은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를 배려하는 각종 시설과 장치들은 기본적으로 그 사회가 이룩해 놓은 부를 바탕으로 한다. 마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 호텔 입구 - 캐리어를 끌고 올라가게끔 만든 경사면. 경사가 높아 케리어 끌기가 어렵다. 다른 도시 호텔 역시 이랬다. 이런 건 돈이 많이 드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만든다. 가난은 이렇게 했을때 불편함이 있을 것이란 생각조차 못하게 한다. 바닦을 봐라. 역시 캐리어 끌고 가기 어렵다. 사이사이 부유물로 끼기 쉽다. 아침에 청소부가 한 시간 넘도록 물청소를 하는 모습을 봤다.
* 도로가 배수구. 신경 쓰지 않으면 빠지기 십상이다. 덮개를 설치할 돈이 아직 없는거다.
* 색 바랜 횡단보도 선과 차선. - 이 역시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하는 일이다.
아마 아파트인 듯. 우리나라 80년대? 그 쯤 주공아파트가 이랬나?
* 슈퍼마켓 - 간판이 현대적이고 화려하다. 자본주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같은 화려함이 좀 전의 황폐함과 동시에 공존한다. 슈퍼에 있는 한국 라면 150이니 우리 돈으로는 2500원 정도. 비싸다. 이 나라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더 하다. 듣기로는 도시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우리 돈으로 월 100만원 정도 번다고 한다. 공무원들 월급은 그보다 훨씬 적고. 그래서 다수의 사람들이 부업을 한다고한다. 식당의 밥 가격 (우리돈 4-5천원) 맥주값 등등을 생각하면 도시 중산층들의 실재 소득은 우리의 1/3 혹은 1/4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구 도심에 남아 있는 소비에트의 흔적들. 국립박물관, 대통령관저 등이라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동상이 자주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상이 많은 사회는 별로라 생각한다
비쉬켁 공항 - 주차장에 차도 별로 없다. 2층 출국장은 6시 정도밖에 안됐는데 마지막 비행기가 떠났다고 한다.
첫날 저녁 맥주바. 주로 고기를 먹는 곳이라고도 하는데.... 백인들도 자주 보임. 러시아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함. 가격은 싸지 않음. 맥주 500 CC 4천원이 넘음. 맥주는 아주 맛있음 밀맥주. 양고기는 그저그러함. 내가 고기맛을 잘 모름
음식은 먹을 만함. 이곳 전통식사라고 하는데,,, 가격도 싸지 않음 4,5천원 정도. 이미 한국사람들 자주 와서 그런지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것만 내놓음. 어느 식당이건 현지식하면 비슷한게 계속 나옴. 오이, 토마토 자주 나오고 빵은 기본. 만두 어느 정도 맞음. 아주 맛있다는 건 모르겠음. 쌀은 역시 안남미. 보드카도 맛있음.
유목을 주로 하는 곳이니만큼 우유, 요구르트, 치즈, 햄이 맛있음. 호텔 조식도 주로 그런 종류만 골라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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