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나"를 "나"이게끔 하는 무엇이 있는가? 한 개인의 외모만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 더 나아가 감정까지 복제될 수 있다면 "나 만의"이란 말은 성립할 수 없다. 이 모든 걸 복제해서 다른 개체에 붙여넣기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상상이 존재하는 시대다. 이를 통해 영생을 꿈꾸기도 하는 그런 시대다. "우리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지니고 살죠. 마음 한편에서 그걸 붙들고 버리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내면에 가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계속 믿고 싶어 해요. 하지만 그런 건 없어요.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중략) 조시 내면에 클라라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두 번째 조시는 모조품이 아니에요. 정확히 똑같은 존재니까 당신이 지금 조시를 사랑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