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들

클라라와 태양 / 죽을 아이를 대신해서 내 아이가 되어주렴.

sungwo 2024. 10. 2. 11:45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나"를 "나"이게끔 하는 무엇이 있는가? 한 개인의 외모만이 아니라 기억과 경험, 더 나아가 감정까지 복제될 수 있다면 "나 만의"이란 말은 성립할 수 없다. 이 모든 걸 복제해서 다른 개체에 붙여넣기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상상이 존재하는 시대다. 이를 통해 영생을 꿈꾸기도 하는 그런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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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지니고 살죠. 마음 한편에서 그걸 붙들고 버리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내면에 가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계속 믿고 싶어 해요. 하지만 그런 건 없어요.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중략) 조시 내면에 클라라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두 번째 조시는 모조품이 아니에요. 정확히 똑같은 존재니까 당신이 지금 조시를 사랑하는 것과 똑같이 그 애를 사랑하는 게 당연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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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팔디 씨가 조시의 어머니에게 하는 말.

 

점점 병약해져서 죽을 것이라 여겨졌던 딸 '조시'의 어머니는 '조시'를 복제해 AI로봇 클라라에게 옮겨 놓는 것을 생각한다. 이를 시도하는 과학자 카팔디 씨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망설이는 어머니를 설득한다. 어머니는 이를 조시를 돌보는 AI로봇 클라라에게 제안한다. 아이의 죽음을 감당할 수 없다고, 그래서 혹시 죽게 되면 네가 조시를 받아들여 영원히 내 곁에 있어 달라고.

클라라는 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대답을 하나 그것보다는 조시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기능을 퇴화시키거나 혹 정지시킬 수 있는 일도 주저하지 않고 행한다. 다행히 조시는 건강을 회복했고 클라라는 수명을 다해 야적장에 버려진다. 버리진 야적장에서 흩어져 가는 기억을 회상하고 있는 조시에게 옛 판매 매니저가 우연히 다가온다. 그에게 조시는 자신이 자기의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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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시를 배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그래야만 했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잘 되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릭, 가정부 멜라니아, 아버지. 그 사람들 가슴속에서 조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는 다가갈 수가 없었을 거예요. 지금은 그걸 확실하게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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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팔디 씨는 조시 안에 제가 계속 이어 갈 수 없는 특별한 건 없다고 했어요. 어머니에게 계속 찾고 찾아봤지만 그런 것은 없더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저는 카팔디 씨가 잘못된 곳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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